연애 & 결혼

비혼주의는 마음의 병이다.

훈수맨 2024. 2. 26. 19:24

2010년대 후반,

대한민국에는 비혼주의의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괴로운 것보다 외로운게 낫지"

"나 살기도 힘든데 결혼을 왜 해?"

"애초에 결혼을 꼭 해야한다는 생각이 잘못된거 아니야?"

 

비혼주의의 바람

혼인 건수는 10년 동안 40% 이상 감소했다

(2013년: 32.3만 -> 2022년: 19.2만 건, 출처: kosis)

출산율 0.78이라는 전세계 유일무이한 기록.

한국은 소멸해가고 있다.

 

인터넷에는 '결혼하지 말라면 하지 마!' 라는 유머글이,

티비에는 지옥같은 결혼생활이 단골 소재다.

퐁퐁남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한국여자니 일본여자니 하는 말이 줄을 잇는다.

 

남녀 갈등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한국은 단연 세계 1위이다

(출처: Ipsos)

 

유행과 눈치의 나라, 대한민국

우리나라는 집단주의 성향이 강하다.

그 덕분에 우리나라는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뤘다

 

그러나 빛에는 늘 그림자가 함께하는 법.

빠르게 발전하는 세상속에서 사람들은,

집단주의와 개인주의 사이에서 방황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남의 눈치보기를 너무 요구해"

하지만 우리나라는 명품소비율 1위 국가이며,

탕후루집이 1-2년만에 수백개가 생겨났다.

유행과 눈치는 한 끗 차이이다.

 

당신은 사실, 남들 눈치보는 이 사회를 즐긴다.

스스로는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인스타그램 사용자 숫자는 2000만명이 넘고,

모 커뮤니티는 일 방문자 숫자가 260만명이다.

 

"아들 딸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기르자"

50년 전에는 오죽하면 이런 표어가 있었다.

20대 후반이면 노총각 노처녀 소리를 들었다.

그 시절 사람들이 지금과 다르다고 생각하는가?

 

당신의 비혼주의는 유행인가, 소신인가?

비혼주의자들이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비혼주의를 '소신있게 선택' 했다고 착각한다는 점이다.

 

오해가 없길 바란다.

나는 모든 비혼주의자가 세뇌가 되었다거나

유행에 편승한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 또한 결혼을 꼭 해야하는가에 대해

수년간 끝없는 의문을 가졌었었다.

그리고 극소수의 누군가는

건강한 방식으로 비혼주의를 선택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사회가 소멸할 정도의 상황이 된 것은

그런 소수의 반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전염병처럼 퍼진 생각이 사람들을 병들게 한 결과이다

 

당신이 선언한 비혼주의는

수많은 경험과 통찰 끝에 내린 결론이 맞는가?

아니면 SNS, 커뮤니티에서 보고 들은 결과물인가?

 

당신은 진짜 비혼주의자가 맞는가?

외모, 조건, 성격 모든게 너무 괜찮은 사람이

당신을 진심으로 평생 사랑한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은 그럼에도 그 사람과 결혼하지 않을 것인가?

 

대답에 자신이 없다면,

당신의 비혼주의는 정신적 방어기제이다.

 

회피하는 것은 편하다.

비혼주의를 선언하면, 내가 그런 좋은 사람을 만나지 못할 것 같다는 불안감을 잠재워준다.

 

하지만 편한 삶과 건강한 삶은 다르다.

 

심장이 터지도록 달리기를 하고,

근육이 찢어지도록 바벨을 드는 것은

나를 힘들게 하지만 나를 성장시키고,

자신감과 행복을 가져다 준다.

 

반면 힘든게 싫어서 편하게 누워만 있으면

내 몸은 망가진다.

 

당신의 삶이 힘든 것은 맞다. 하지만..

"요즘 것들은,,

노오오오력도 부족하고 약아 빠져서 애도 안낳고,,"

어르신들은 지금의 세태를 보며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지금의 20, 30대는

끝없는 학업난, 취업난, 집값 상승에 치이고

첨예한 사회갈등과

이를 이용하려는 정치세력들에 상처받아왔다.

 

하지만 힘듦이라는 것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다.

모든 생명체의 삶은 투쟁과 고통이다.

수천년 전의 선조들도,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도,

그리고 미래의 우리 자식들도 그럴 것이다.

단지 그 형태만 시대에 따라 변화할 뿐이다.

 

인간은 관계속에서 살아간다

의식주가 모두 풍요롭게 충족된 무인도에서 평생을 지낼 수 있을까?

이 세상에 내 가족과 친구가 모두 사라진 삶은 어떨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고,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아무리 내향적인 사람도

친밀한 인간관계가 있어야 풍요로운 삶을 살아간다.

 

결혼은 새로운 관계의 형성이다.

배우자와 평생의 동반자라는 유일무이한 관계를 갖고

자식을 기르며 '책임'과 함께 어른이 된다.

 

진정한 가족과 친구는 힘들 때 내게 힘이 되는 존재이다.

진실된 배우자 또한 힘들때 함께할 수 있는 동반자이다.

 

결혼은 오히려,

힘든 이 세상을 그럼에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하는가?

당신이 해야 할 것은 두가지이다.

1. 좋은 사람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

2. 그에 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

 

SNS와 각종 매체들은 세상을 얼룩지게 만들었지만

여전히 이 세상에는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자극과 혐오로 꾸며진 거짓된 세상이 아닌

눈 앞의 현실 속 세상을 살아간다면

언젠가 감사하고 애틋한 존재 한명쯤은 만나게 될 것이다.

 

비혼주의는 인생의 탈출구가 아니다.

반응형